된장찌개는 멸치 육수로 끓이는 거라고 평생 믿었습니다.
그런데 사찰 공양간에는 멸치통이 없었습니다. 그럼에도 보살님이 끓여내신 된장찌개는 제가 먹어본 것 중 가장 깊은 맛이었습니다. 6개월 동안 옆에서 보고 배운 비결을 공개합니다.1. 멸치 육수 없이 맛을 내는 방법
1-1. 다시마는 끓이지 않고 찬물에 우립니다
선배 보살님이 된장찌개를 시작하실 때 가장 먼저 하신 건 다시마를 찬물에 담그는 것이었습니다. 끓이는 게 아니었습니다. 그냥 찬물에 담가두는 것이었습니다. 처음엔 그냥 넘겼는데, 나중에 왜 끓이지 않냐고 여쭤봤습니다.
찬물에 담그는 시간은 최소 30분. 바쁜 날은 전날 밤부터 냉장고에 넣어두기도 하셨습니다. 오래 우릴수록 맛이 깊어졌습니다. 다시마를 건져낸 물 색깔은 연한 황금빛이었습니다. 그 물로 끓이면 멸치 육수와는 다른, 맑고 깨끗한 깊이가 났습니다.
1-2. 표고버섯 불린 물을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
집에서라면 버섯만 건져 쓰고 불린 물은 버렸을 것입니다. 공양간에서는 그 물을 절대 버리지 않았습니다.
다시마 우린 물과 표고버섯 불린 물을 합치면 된장찌개 베이스가 완성됐습니다. 멸치도, 조개도 없는데 이미 맛이 났습니다. 국물을 한 번 맛봤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. 이 물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.
1-3. 된장은 두 가지를 섞어 씁니다
사찰에서는 절에서 직접 담근 된장을 썼지만, 집에서도 비슷하게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.
집에 돌아와서 바로 해봤습니다. 확실히 달랐습니다. 일반 된장만 쓸 때보다 훨씬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났습니다.
2. 재료 손질 방법이 맛을 결정합니다
손으로 떼면 단면이 거칠어집니다. 거친 면에 된장 국물이 더 잘 배어들어 두부 속까지 간이 배는 속도가 달라집니다. 칼로 매끈하게 썬 두부보다 훨씬 맛있습니다.
호박은 1센티미터 가까이 두껍게 썰어야 씹는 맛이 살아 있습니다. 얇으면 먼저 익어서 흐물흐물해집니다. 반대로 감자는 얇게 썰어야 된장찌개 끓이는 시간 안에 익습니다.
"된장찌개는 냉장고 정리 음식이에요. 뭘 넣어도 된장이 다 품어줘요." 남은 나물, 자투리 채소, 냉장고 구석 버섯. 뭘 넣어도 된장 국물 안에서 다 어우러집니다.
3. 끓이는 방법이 맛을 완성합니다
3-1. 된장은 체에 걸러서 풉니다
보살님은 된장을 체에 받쳐 국물에 풀었습니다. 덩어리가 그대로 들어가면 국물이 탁해지고 안 녹은 덩어리가 씹히기 때문입니다. 체가 없을 때는 이렇게 하셨습니다.
작은 차이인데 국물 맑기가 달랐습니다. 된장찌개 국물이 탁하지 않고 깔끔한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.
3-2. 팔팔 끓이면 된장 향이 날아갑니다
3-3. 마지막에 들깨가루를 넣습니다
된장찌개가 거의 완성될 무렵, 보살님이 마지막으로 넣으시는 게 있었습니다. 들깨가루였습니다. 아주 소량, 한 스푼도 안 되는 양이었는데 이게 들어가면 구수함이 한 단계 올라갔습니다.
불을 끄기 직전에 넣는 타이밍이 중요했습니다. 된장찌개에 들깨가루를 넣어본 적이 없었는데, 이후로는 항상 넣게 됐습니다.
4. 사찰 된장찌개 레시피 — 집에서 재현하는 법
4-1. 만드는 순서
5. 사찰 된장찌개가 가르쳐 준 것
5-1. 처음 집에서 해봤을 때
사찰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처음 이 방법으로 된장찌개를 끓였습니다. 배우자가 한 입 먹더니 물었습니다. "이거 된장 바꿨어? 왜 이렇게 맛이 달라?" 된장도 같은 것, 재료도 비슷한 것. 달라진 건 방법뿐이었습니다.
5-2. 단순할수록 재료가 보입니다
사찰 된장찌개는 재료가 단순합니다. 화려한 것이 없습니다. 그래서 오히려 두부 맛, 호박 맛, 된장 맛이 각각 살아 있었습니다. 복잡하게 많이 넣는 게 맛있는 게 아니었습니다. 단순하게, 제대로 하는 게 맛있는 거였습니다.
그 단순함이 사찰 음식의 핵심이었고, 지금도 요리할 때 그 원칙을 지키려 노력합니다.
그게 공양간에서 배운 요리의 핵심이었고,
살아가는 일의 핵심이기도 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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